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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식이장애를 견디는 일상9

세 번째 병원에서의 입원생활 두 번째 입원생활을 마치고 당분간 입원은 안 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얼마 있지 못해 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입원한 세 번째 병원은 개방병동이 아닌 폐쇄병동이었다. 그만큼 내 상태가 심각했다. 입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였던 것이다. 2022년 5월 말 개방병동 퇴원을 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편치 않았다. 병원을 또 다시 옮기고 차로 거의 1시간이 걸리는 아산병원에 다니며 다시 양약 치료를 해보자고 엄마가 말했다. 아산병원 약을 먹고 효과를 본 사람이 있다며 오랜 시간 예약을 기다려 드디어 예약 날짜에 첫 방문을 했다. 그리고 아산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본 날, 의사선생님은 상태가 심각해서 폐쇄병동에 입원을 해야할 것 같다며 적극 권유하셨고 입원하면 맞는 약물도 함께 찾는데 애써보겠.. 2024. 9. 1.
두 번째 병원에서의 입원생활 두 번째 입원도 개방병동입원이었다. 2022년 5월 여름이 오기 전 경희대 한방병원에 입원을 했다. 양약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고심끝에 한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아보고자 한방병원으로 옮겼는데 차도가 없었다. 여전히 나는 힘들기만 했다. 그리고 병원을 나으려고 가는건데 갔다와도 기분이 좋지 못했다. 오히려 내 마음은 부정적으로 변해갔고 다 포기하고 싶어졌다. 가족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아서 내 방에 혼자 있을 때 그 분노를 표출했고 그동안 많이 참아왔던 탓일까... 그 분노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폭발하기 직전이었고 내 방의 의자, 선풍기 등을 다 쓰러뜨리고 벽과 문을 치며 나 스스로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걱정이 되었는지 내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렇게 두 분이서 오.. 2024. 9. 1.
첫 번째 병원에서의 입원생활 그렇게 나의 10일 동안의 입원생활이 시작되었다. 같이 병실을 쓰는 분들은 50-70대 분들이라 할머니들이 많이 계셨다. 할머니 환자분들께서도 나를 손녀처럼 살갑게 잘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외래 진료를 볼 때처럼 내가 직접 가지 않고도 의사 선생님을 대면하고 상담도 병행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도 좋았다. 그러나, 몇 가지 첫날부터 불편한 점이 있었다. 첫째,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서 나는 영양제를 맞고 있어야 했다. 얇은 팔에 영양제를 매일 맞기 시작해서 총 10일을 맞아야 한다니 너무 괴로웠다. 팔을 못 써서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주사 맞은 팔이 너무 부어서 아팠기 때문이다. 둘째, 온갖 종류의 검사를 하러 영양제를 맞고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마지막, 섭식장애가 있는 나이기에 병원에서의 식사.. 2024. 9. 1.
상담-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시간 나는 과거를 떠올리는 게 힘들어 그동안 피해만왔다. 생각하는 것 자체를 안하기로 마음 먹고 지난날들을 보내왔다. 그저 열심히 최고가 되고 인정받고 주위 사람들에게 생각만하면 웃게 만드는 존재가 되기 위해 애쓰기만 했는데 내가 병에 걸리고 아프게 된 사실을 마주하면 정말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담 선생님은 '과거와 마주해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어...수진씨...'라고 해주었고 앞으로 과거에 대해 내게 많이 물을 것이라고 그래도 괜찮냐고 내 마음을 살펴주었다. 그렇게 나의 과거를 들춰내고 내 과거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이었다. 다방면에서 잘하고 특히, 피아노와 영어를 정말 잘했다. 초등학교 때는 피아노 반주자로 학교 친구들에게 인기.. 2023. 6. 1.
나는 마음이 편해야 먹는다 식이장애, 그 중에서도 거식증으로 오랜 시간 앓고 있는 나는 수없이 많은 사실들을 부정하며 견뎌왔다. 그 중 아직도 내가 타협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사실. 바로 '거식증은 우선 먹어서 체중을 회복하는 게 치료의 첫 번째입니다.'라는 말이다. 물론 체중을 회복하면 더 기분도 나아지고 몸 상태가 좋아지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못 먹는 이유는 바로 '내 마음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왔다. 몸을 회복하고 마음 치료가 그 이후에 이뤄져야한다는 의사들의 말, 그들이 나의 괴로운 마음을 정말 진정으로 알고서 그렇게 의학적인 지식만 내세워 말하는 걸까. 나는 마음이 편한게 우선이고 그렇게 마음이 편해야 음식도 잘 먹는데...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음식을.. 2023. 6. 1.
안 먹는 게 습관이 되면 배고픈 줄도 모른다 절식해온 기간이 나는 정말 오래되었다. 무려 5년... 근데 신기한 건 안 먹으니까 안 먹고 생활해도 괜찮다고... 뇌가 인지하는건지 배고픔도 못 느낄 때가 많다. 아니, 어쩌면 몸과 위는 음식을 원하는데 내 마음과 뇌가 애써 부정하는 느낌이다. 안 먹는 것도 습관이 되면 위도 줄고 몸에서 더 이상 음식을 원하지 않는 것인가. 조금 평소보다 더 먹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다음날 아예 안 먹고 싶어질 때도 많고 그렇게 점점 위를 줄여나가고 싶은 강박이 여전하다. 절식이 정말 좋은 습관도 아니고 물론 나는 식이장애가 있어서 그 부분을 해결하기가 더 힘이 들지만 언제쯤 안 먹는 습관도 없애고 공복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도 줄일 수 있을까... 내가 나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고 어쩌면 평생 이 식..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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