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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식이장애를 견디는 일상/반복된 입원 생활

첫 번째 병원에서의 입원생활

by 릴리슈딩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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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의 10일 동안의 입원생활이 시작되었다.
같이 병실을 쓰는 분들은 50-70대 분들이라 할머니들이 많이 계셨다.
할머니 환자분들께서도 나를 손녀처럼 살갑게 잘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외래 진료를 볼 때처럼 내가 직접 가지 않고도 의사 선생님을 대면하고 상담도 병행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도 좋았다.
 
그러나, 몇 가지 첫날부터 불편한 점이 있었다.
 
첫째,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서 나는 영양제를 맞고 있어야 했다.
얇은 팔에 영양제를 매일 맞기 시작해서 총 10일을 맞아야 한다니 너무 괴로웠다.
팔을 못 써서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주사 맞은 팔이 너무 부어서 아팠기 때문이다.
 
둘째, 온갖 종류의 검사를 하러 영양제를 맞고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마지막, 섭식장애가 있는 나이기에 병원에서의 식사량을 항상 체크받아야 했다.
우울감이 심해서 밥이 들어가질 않는데, 내 몸 회복을 위해 먹어야 한다니 그 생각만 하면 너무너무 괴로웠다.
그리고 첫째 날.. 둘째 날.. 아니 셋째 날까지 면회시간마다 부모님이 와서는 밥을 안 먹는 내가 너무 걱정이 되었는지 밥을 왜 안 먹냐고 짜증도 내고 화를 냈다. 내가 왜 그러는지도 모르고 안 먹는다고 생각하고 그랬겠다고 머리로는 이해했다. 이 병에 대해 부모님도 무지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했으나, 마음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나를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길 바랬는데...
'아픈 나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주지..ㅠ'
처음에는 미웠다.  내 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날 새벽에는 내가 저혈압으로 화장실을 갔다가 쓰러질 뻔했다. 다행히, 간호사님들이 내가 안심할 수 있게 많은 부분을 도와주었고 점차 나도 안정을 되찾아갔다.
안정을 찾고 혈압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나머지 못 잔 잠을 잤고
그렇게 첫째 날은 저물어갔다.
 
둘째 날이 시작되면서 나는 온전히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더불어, 빨리 바깥세상에 나가기 위해 식사도 어느 정도 해봐야겠다고 힘들게 마음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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