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입원도 개방병동입원이었다.
2022년 5월 여름이 오기 전 경희대 한방병원에 입원을 했다.
양약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고심끝에 한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아보고자 한방병원으로 옮겼는데 차도가 없었다. 여전히 나는 힘들기만 했다.
그리고 병원을 나으려고 가는건데 갔다와도 기분이 좋지 못했다.
오히려 내 마음은 부정적으로 변해갔고 다 포기하고 싶어졌다.
가족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아서 내 방에 혼자 있을 때 그 분노를 표출했고 그동안 많이 참아왔던 탓일까... 그 분노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폭발하기 직전이었고 내 방의 의자, 선풍기 등을 다 쓰러뜨리고 벽과 문을 치며 나 스스로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엄마는 걱정이 되었는지 내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렇게 두 분이서 오래 통화한 결과 입원이라는 생활을 통해 치료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얘기를 나눈 듯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병원을 갔을 때, 의사는 내게 입원을 권했고 나는 거기에 응했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입원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두 번째 입원생활은 3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첫 일주일은 엄마와 함께 병원생활을 했고 나머지 2주 동안은 혼자서 입원하면서 병원에서 지냈다.
엄마에게 많은 상처를 받고 가족에게 분노가 많았던 나는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첫 주가 많이 힘들었다. 집에서 보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먹고 자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위험한 상황이었고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서 옆에서 지켜줄 보호자가 필요하다며 첫 주만큼은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권했다.
싫었지만, 받아들였고 생활하다보니 그래도 엄마가 딸이라고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도 들면서 조금은 고맙고 아픈 나라서 미안한 감정도 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2주 생활이 시작되었다 .안부 정도는 가족과 핸드폰으로 주고 받으면서 혼자 주로 시간을 보냈다. 멍 때리고 혼자 가만히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인턴 간호사도 오고 전공의 선생님도 와서 함께 말을 걸어주시고 치료도 해주셔서 마음의 위로를 많이 얻었다.
특히, 인턴 간호사가 내 또래, 즉, 1살 언니였는데 정말 친구처럼 잘 대해주었다.
손이 건조하다고 하니, 핸드크림도 주고, 스트레스 받을 때 하라고 선물도 주고, 녹차 좋아한다니까 오설록 녹차 초콜릿도 줬다. 그리고 공감과 위로도 많이 해주었다.
"우울증은 나을 수 있대요", "아 그래서 많이 안 먹기 시작한 거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그 맘 너무 이해해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할 수 있을 거에요..."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고마운 인턴선생님이자 언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침치료도 하고 명상도 하며 간단한 호흡법도 배우는 등 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면서 보냈던 것 같다.
한방병원이라 침치료와 뜸치료를 주로 했는데, 침치료는 맞을 때 아프고 피도 났지만,
내 분노를 조금은 줄여줄 수 있어서 입원해서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퇴원하고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언제 내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서 또 스스로를 힘들게 할지 몰라 여전히 많이 두렵다.
그러나, 입원생활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그렇게 3주 동안의 내 두 번째 입원생활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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